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 휴대폰지만 집에 놔 두고 왔을때는 심히 불안하다. 내일이 시험이라 해도 그냥 싸이나 게임만 잠깐 들어가 보다가 몇시간이 후떡 지나간다.
이런 고리타분한 소리를 안해도 개념이 병아리 눈물만큼만 박혀 있다면 누구나 알겠지. 그리고 당신이 하고 싶은 말도 안다. 정보공유나 공부를 위해서라도 컴퓨터는 필요하고, 빠르고 간편한 연락을 위해선 휴대폰이 필수라는 것을. 그러나 당신이 공부를 하기 위해서 자료사전을 보는 시간 만큼만 컴퓨터를 한다던가 급한 연락을 받기만 하는 삐삐의 연장으로 휴대폰을 쓴다면 당신의 말에 고개를 끄덕여 드리겠다.
막말로 휴대폰이나 컴퓨터 같은 극효용 기기들은 생각보다 쓸모가 없다.
나는 이 견변(犬便)철학을 합리적으로 파헤치기 위해서라는 말도 안되는 미명 하에 휴대폰을 끊고 컴퓨터를 처분했다.
순식간에 닥친 아날로그적 삶에 아직 불만같은 것은 없다. 정말 급한 연락은 집으로 날아 올 것이라 생각하면 불안하지 않다. 방에서 적적하게 있어도 최소한 컴퓨터로 노는 것 보다는 훨씬 효율적이다. 눈을 감고 흑평선을 바라보며 DJ가 읊어주는 사연과 잊고 있었던 음악을 들으며 감상에 빠지는 것. 책을 읽는 것. 그림을 그리는 것. 아무것도 안하고 멍하게 누워서 확실하게 쉬어주는 것 모두가 만족스럽다.
결론은?
이때까지도 블로그 잠수였지만, 앞으로는 더욱 가끔 들어올 듯 하다.
단 한가지의 불만은 외롭다는 것 정도지만, 이 증세는 컴퓨터 있을때도 따라다녔던 문제이므로 논외.